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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살이 콜렉터 - 스테인리스 컨테이너(feat. 살림은 장비빨)

go-gomango 2024. 9. 8. 15:02

 
나는 어렸을 때 부터 예쁜 그릇이나 컵 등 식기류를 좋아했다. 그럴 때 마다 엄마는 시집도 안 간 애가 그릇 욕심이 많다며 핀잔을 주셨지만, 좋은 걸 어떡하나. 
 
이사를 자주 하며 가진 것이 많을 수록 다 내가 짊어져야 할 짐이 된다는 뼈저린 경험 덕에 지금은 욕심을 많이 내려놓고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살림에 들이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새롭게 꽂힌 살림살이가 있었으니 ...
 
 

그건 바로 스테인리스 컨테이너!


 
솔직히 고백하건데 처음에는 전자레인지도 못 돌리는 스테인리스 반찬통 따위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 요즘같은 고물가 시대에 외식보다는 집밥을 조금 더 자주 해먹게 되면서, 자연스레 유튜브의 알고리즘도 내게 집밥 영상을 많이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처음 알게된 스테인리스 컨테이너의 장점이 볼 수록 눈에 들어오더니 사지 않고는 못배길 정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유튜버의 힘이란...!)
 
 
장점 1. 환경호르몬이나 미세 플라스틱 걱정이 없다. 
안전 생각하면 아무래도 신경쓰이는 플라스틱을 대신해서 유리나 스테인리스 컨테이너를 많이들 선택하더라. 
BPA FREE 이런 플라스틱들도 특정 환경호르몬이 해당사항 없음이란 뜻이지 모든 환경호르몬 수치가 없는 게 아니라서 안전하지 않다는 말과, 자주 사용하며 생기는 미세 스크래치들이 결국 인체에 해롭다는 글을 보았다. 
 
장점 2. 냄새나 색 베임 없고 세척이 용이하다. 
이것도 유리나 스테인리스를 선택하는 이유. 
 
장점 3. 가볍다!
장점 1, 2에 해당하는 또 다른 인기 소재 유리는 투명하고 깨끗하니 내용물도 보이고 전자레인지로 데울 수도 있고 다 좋지만 치명적인 단점으로 너무 무겁다. 한동안 도시락을 위해 전자렌지 사용 때문에 유리 컨테이너를 썼는데 뚜벅이인 내게는 너무 너무 무거웠다. 
 
장점 4. 내구성이 아주 좋다.  
고무 패킹만 갈아주면 컨테이너 자체는 물려줘도 된다더라. 
 
장점 5. 식재료 보관 기간이 엄청나게 길어진다. 
.....사실 이거 이야기 하려고 장황하게 적었다. 
 
처음에는 신선하게 오래 보관할 수 있다고 해서 사실인지 과장인지 솔직히 궁금했다. 오래간다고 하면 얼마나 오래가는지도 . 
고민해도 소용없을 것 같고 일단 저렴이로 하나 사서 써보자 하고 코스트코에서 마침 할인하던 스테인리스 컨테이너를 사왔는데 그마저도 사실 연마제 제거가 귀찮아서 며칠은 묵혀두었다는 사실. 
 
그러다 궁금증이 귀찮음을 이기고 드디어 세척 후 처음으로 사용을 했었는데, 아니 이게 웬걸. 
그날 따라 컬리플라워가 너무 커서 스테인리스 통에 다 들어가지 않아서 반 정도는 스테인리스 컨테이너에, 나머지는 일반 플라스틱 통에 넣어두고 며칠 바빠서 요리를 못했다. 그리고 며칠 뒤 열어보았을 때, 두 컨테이너 속 동일한 야채의 상태가 눈에 띄게 다른거다(!)
 
플라스틱 통 안의 컬리플라워는 드문드문 검은 반점이 생겨있었고 확연히 신선도가 떨어진 반면, 스테인리스 컨테이너 속 야채는 처음 손질했던 때와 같은 신선한 상태였다. 
 
"아, 괜히 스테인리스 컨테이너를 냉장고 속 김치냉장고라고 하는게 아니구나."
 
이 날 이후 나는 스테인리스 컨테이너를 신봉하게 된다. 1인 가구라 안그래도 야채 사면 버리는 게 반이라 속상했는데 한줄기 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말그대로 신세계!
 
친구가 나눠준 상추도, 열심히 썰어둔 채 썬 양배추도 스테인리스 컨테이너와 함께라면 거뜬히 두배는 넘는 유지 기간을 자랑하니 집밥을 할 맛이 난다. 욕심같아서는 컨테이너를 좀 더 많이 사서 밀프렙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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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장점만 적었는데 단점으로는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 점과, 구매 후 처음에는 연마제 제거가 귀찮을 수 있다는 점, 전자레인지로 데울 수 없어 데워야하는 도시락 통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 있다. 단점에도 불구하고 내 첫 스테인리스 컨테이너에 대한 만족도는 최상이라 당분간은 계속 살림살이 콜렉터의 레이더 망 안에 있을 것 같다.
 
 
p.s. 참고로, 내부가 안보이는 점은 다들 키친마커나 라벨지 등으로 해소하는 것 같다. 나는 이없으면 잇몸으로 일단 마스킹 테이프와 네임펜으로 해결 중이다. 연마제는 제품마다 다른 듯하니 후기 잘 살펴보고 너무 저렴한 것 보다는 적절한 금액대의 괜찮은 퀄리티의 스텐으로 만든 제품을 사는 것을 추천. 도시락 용으로는 콥샐러드나 포케 등 데우지 않아도 되는 음식을 쌀 때 사용하고, 데워야 하는 음식은 보온 도시락통이나 무겁지만 유리컨테이너의 도움을 받고 있다. 

 

10pc 라더니 뚜껑까지 센 거라 5세트 였다. 반짝반짝 예쁘다.